10% + 1% 투자

수도권 아파트 - 9.8% - 양도세 비과세가 만드는 알파

자산배분

부동산은 한국 가계 자산의 70%를 차지하는데도, 의외로 정확한 수익률 계산을 거치지 않은 채 “그냥 오를 것”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보유되는 경우가 많다. 이 글은 정반대 방향으로 간다 — 수도권 아파트 8억을 자기자본 3억과 주담대 5억으로 매수해 10년 보유했을 때 자기자본 기준 연환산 ROE가 얼마인가를 모든 비용·세금을 명시적으로 차감해 분해한다.

가정 정리

분석을 위한 입력값은 다음과 같다.

이 글이 측정하는 것은 부동산 자체의 수익률이 아니라 자기자본 3억 원의 연환산 ROE다. 레버리지가 부동산의 단순 가격 상승률을 어떻게 증폭하고, 그 증폭분을 비용이 어떻게 깎는지 함수 형태로 보는 것이 목적이다.

수도권 아파트의 장기 상승률 — 무엇을 가정할 것인가

KB국민은행이 집계하는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2000년 이후 25년간 연평균 약 6.78% 상승했다. 이 기간에는 IMF 직후의 회복 랠리, 2008년 금융위기와 2010년대 초의 침체, 20152021년의 폭등, 20222024년의 조정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. 즉 사이클의 양극단이 평균에 녹아 있는 숫자다.

본 분석은 이 6.78%를 단일 가정값으로 사용한다. 시나리오를 여러 개로 나누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— 25년 평균은 이미 평균회귀(mean reversion)의 가정을 자체적으로 내장하고 있고, 시나리오 분할은 분석을 정직하게 만들기보다 결과의 폭을 인위적으로 넓혀 의사결정을 흐리는 경향이 있다. 정직한 단일 가정이 두루뭉술한 시나리오 셋보다 낫다.

이 가정 위에서 10년 후 평가액은 다음과 같다.

8억 × (1.0678)^10 = 8억 × 1.9274 ≈ 15.42억
시세차익 = +7.42억

비용 구조 — 자기자본의 마이너스 수익률

부동산은 보유 자체에 비용이 든다. 이 비용을 기준 시점에서 분리해 차감해야 진짜 ROE가 나온다.

취득세. 1세대 1주택 6~9억 구간은 누진 공식이 적용된다 — (취득가 × 2/3억 − 3) × 1/100. 8억의 경우 본세 약 2.33%에 지방교육세 0.23%를 더해 약 2,050만 원이 된다.

대출 이자. 5억 × 4.5% × 10년 = 2.25억 원. 거치식 단순화로 잡았다 (원리금 균등분할이라면 누적 이자는 약 2.05억 + 원금 상환분 약 1억으로 분리되지만, 자기자본 ROE 계산에는 본질적으로 같은 효과). 10년 비용 중 가장 큰 항목이며, 이 항목 하나가 부동산 레버리지의 실효 수익률을 결정한다.

재산세 + 종합부동산세. 8억 아파트의 재산세는 공시가격(시세의 60~70%)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한 과세표준에 누진세율이 매겨져 연 약 100만 원 수준이다. 종부세는 1세대 1주택 12억 공제가 적용되어 매수 직후에는 0원이지만, 10년 보유 후반부에 평가액이 12억을 넘기면서 일부 발생한다. 10년 누적 약 1,500만 원 (재산세 1,000만 + 종부세 500만)으로 잡는다.

중개수수료 (매수·매도 양쪽). 매수 시 8억의 0.4% = 320만 원, 매도 시 15.42억의 0.4% = 약 600만 원. 양쪽 합쳐 약 920만 원.

이 모두를 합치면 10년 누적 비용은 약 2.69억 원이다.

항목10년 누적
취득세2,050만
대출 이자 (거치 가정)22,500만
재산세1,000만
종합부동산세 (후반부)500만
중개수수료 (매수 + 매도)920만
양도세 (장특공제 후 잔여분)1,000만
합계약 27,970만 (≈ 2.80억)

양도세 — 1세대 1주택의 가장 큰 알파

10년 후 매도가 15.42억은 1주택 비과세 한도인 12억을 초과한다. 그러나 다음 두 가지가 결합되면 양도세는 거의 0에 수렴한다.

첫째, 비과세 기준선이 양도가 12억까지가 아니라 12억까지의 구간이 비과세고 초과분만 과세 대상이다. 둘째, 10년 보유 + 10년 거주 시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최대 80% 적용된다(연 8% × 10년).

15.42억 매도 시 12억 초과분 3.42억에 대해 장특공제 80%를 적용하면 과세표준은 약 6,840만 원으로 줄어든다. 여기에 누진세율과 지방소득세를 적용해도 실효 양도세 부담은 1,000만 원 이하다. 본 분석은 위 비용 표에 보수적으로 1,000만 원을 반영했다.

핵심은 이것이다. 1세대 1주택의 양도세 비과세는 다른 자산군에서 찾기 어려운 종류의 세후 알파다. 주식은 22%, ELS는 15.4%, 배당은 15.4% 원천징수가 매년 또는 매도 시점에 발생하는데 부동산만 거의 0%에 수렴한다. 부동산이 한국 자산배분의 중심이 되는 이유는 가격 상승 자체보다 이 세제 효과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.

자기자본 ROE 계산

0.0억 4.3억 8.5억 12.8억 17.0억 0년2년4년6년8년10년 보유 기간 아파트 평가액 자기자본 가치 누적 비용
아파트 평가액(파랑)은 연 6.78% 복리로 증가, 누적 비용(빨강)은 거의 선형 증가, 자기자본 가치(초록)는 둘의 차이로 결정된다.

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연환산하는 단계로 간다.

시세차익  = +7.42억
누적 비용 = -2.80억 (취득세·이자·재산세·종부세·중개·양도세 포함)
순이익    = +4.62억

10년 후 회수액 = 자기자본 3억 + 순이익 4.62억 = 7.62억

연환산 ROE = (7.62 / 3)^(1/10) − 1
           = (2.54)^0.1 − 1
           ≈ 9.8%

세후 기준으로 연환산 약 9.8%다.

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명확하다. 부동산 자체의 가격 상승률 6.78%가 레버리지 2.67배(=8억/3억)를 거쳐 자본 ROE 약 18%로 증폭되지만, 그 증폭분의 절반 가까이가 이자비용으로 되돌아간다. 결과적으로 남는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률보다 약 3%p 높은 수준이다. 레버리지의 본질이 이렇게 정확히 드러난다 — 수익을 키우는 만큼 비용도 키우고, 그 차이만이 알파로 남는다.

레버리지의 양면 — 금리와 정체장 시나리오

위 ROE 9.8%는 두 가정에 의존한다. 금리가 4.5%에 머무는 것, 그리고 가격 상승률이 평균 6.78%에 수렴하는 것. 두 가정이 깨질 때 ROE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면 이 자산의 위험 구조가 더 분명해진다.

금리 +1%p 시나리오 (4.5% → 5.5%). 추가 이자 = 5억 × 1% × 10년 = 5,000만 원. 순이익이 4.65억에서 4.15억으로 줄고, 회수액 7.15억 → 연환산 ROE는 약 9.0%로 약 0.8%p 감소한다. 금리 변화에 대한 ROE 민감도가 이 정도라는 것은 곧, 5%~6% 사이의 금리 변동만으로도 연환산이 1%p 단위로 흔들린다는 뜻이다.

정체장 시나리오 (연 0% 상승). 시세차익 0원, 비용 2.80억, 회수액 0.20억 → 연환산 ROE는 약 -23%.

0 2 4 6 8 10 12 14 자기자본 연환산 ROE (%) 9.8% 베이스 6.78% · 4.5% 9.0% 금리 +1%p 6.78% · 5.5% 7.0% 상승률 -2%p 4.78% · 4.5% -23.0% 정체장 0% · 4.5% 목표 11%
가정(가격 상승률 · 대출 금리)별 자기자본 ROE. 정체장은 마이너스 영역(차트 하단 절단). 부동산 ROE는 매크로 변수에 비대칭적으로 반응한다.
부동산은 정체만 되어도 자기자본의 90% 이상이 사라지는 구조다. 이는 레버리지의 비대칭이다 — 상승은 산술적으로 증폭되지만, 정체와 하락은 비용의 고정성 때문에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된다.

이 두 시나리오는 부동산이 “안정 자산”으로 분류되는 통념과 다르게 실은 금리·매크로에 매우 민감한 레버리지 상품임을 보여준다. 안정성은 가격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, 평균 회귀가 작동하는 충분히 긴 보유 기간에서 온다.

결론 — 안정 코어로서의 위치

항목
매수가 / 자기자본8억 / 3억
가정 상승률연 6.78% (수도권 25년 평균)
보유 기간10년
양도세비과세 + 잔여분 약 1천만
자기자본 연환산 ROE (세후)약 9.8%

수도권 아파트는 자기자본 기준 세후 연환산 약 9.8%의 자산이다. 이 숫자는 블로그 평균 목표인 11%에는 살짝 미달하지만,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결론이다. 포트폴리오 평균이 11%면 충분하고, 안정 코어는 그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. 변동성이 낮은 자산이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시장이 위험을 잘못 가격 매겼다는 의미이고, 그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.

부동산의 자리는 그래서 분명하다 — 변동성이 낮은 안정 코어로 자기자본의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한 자릿수 후반의 안정 수익을 만들고, 더 높은 변동성을 감수한 다른 자산(ELS, 주식)이 평균을 끌어올리는 구조. 11%라는 숫자는 한 종목에서 짜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비대칭 위험을 가진 자산들의 가중평균에서 나온다.